• Total : 2340138
  • Today : 1364
  • Yesterday : 1280


고흐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

2010.03.01 20:51

물님 조회 수:2898

고흐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

                                 물

 

 

초등학교 다닐 때 미술책에 있는

조그만 고흐의 그림 '보리밭'

그때 나의 영혼은 노란 화상을 입었다

중학교 시절 뭉크의 '마돈나'

나의 영혼은 그 때 뒤집어졌다.

지갑 속에 넣고 다니던 마돈나의 불길은

늘 나를 쏘시개로 삼았고

나는 그 뜨거움을 달래느라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했던가.

오늘 아침 고흐의 감자먹는 사람들과

그의 편지를 읽노라니

그냥 눈물이 흐른다.

추운 세상 알몸으로 살아갔던 그의 영혼이

내 앞에서 감자를 먹고 있다.

감자 한 알을 나눌 수 있는 인심이

사라진 세상을 그는

표정 없이 바라보고 있다.

미친 세상에서 함께 미치지 못한 그를

사람들은 미쳤다고 말하지만

그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를 생각하며

이 아침에 나는 나를 울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0 새벽, 시인 [3] 지혜 2011.12.20 1975
219 생명의 성찬 [2] 지혜 2011.09.27 1984
218 거기로 가라 [1] 지혜 2011.09.12 1991
217 바다에게 [2] 지혜 2011.08.15 1999
216 겨울 금강 [1] 지혜 2012.12.24 1999
215 첫눈 앞에서 [2] 지혜 2012.12.17 2000
214 눈물의 나이 [1] 지혜 2011.09.13 2001
213 눈 먼 새에게 [1] 지혜 2011.09.05 2009
212 눈꽃, 길 [1] 지혜 2011.12.29 2009
211 先生님前 上書 [2] 물님 2013.02.08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