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겅퀴의 기도
2011.06.08 21:46
엉겅퀴의 기도 / 이 해 인 제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가겠습니다 누구에게든지 가서 벗이 되겠습니다 참을성 있는 기다림과 절제 있는 다스림으로 가시 속에서도 꽃을 피워낸 큰 기쁨을 님께 드리겠습니다 불길을 지난 사랑 속에서만 물 같은 삶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음을 내게 처음으로 가르쳐 준 당신 모든 걸 당신께 맡기면서도 때로는 불안했고 저 자신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도 많았습니다 일상의 잔잔한 평화와 고운 질서를 거부하고 달아나고 싶던 저의 보랏빛 반란이 너무도 길었음을 용서하십시오 이젠 더 이상 진실을 거부하지 않겠습니다 허영심을 버리고 그대로의 제가 되겠습니다 당신이 원하시는 곳으로 저를 불러 주십시오 참회의 눈물을 흘린 후의 가장 겸허한 모습으로 모든 이를 사랑하게 하십시오 이해인 수녀님의 수도서원 25주년을 기념한 시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에서. |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7 | 한 송이 백합 [1] | 구인회 | 2010.07.31 | 1929 |
86 | 개여뀌 피는 동네 | 구인회 | 2009.10.11 | 1928 |
85 | 사랑하면 보인다고 "배롱나무" | 구인회 | 2010.08.28 | 1920 |
84 | 날마다 봄을 알리는 "노루발풀" | 구인회 | 2009.11.06 | 1920 |
83 | 뻐꾸기 울면 엉겅퀴가 자태를 서서히 드러내... | 송화미 | 2006.06.11 | 1916 |
82 | 옥정호 상수리나무와 나팔꽃 | 구인회 | 2010.10.04 | 1914 |
81 | 불쑥 내민 하늘 꽃창포 [1] | 구인회 | 2010.07.06 | 1911 |
80 | 불재 신비의 천년초[손바닥선인장] [1] | 구인회 | 2010.07.19 | 19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