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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9 09:13

요새 조회 수:2989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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