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8360
  • Today : 455
  • Yesterday : 1175


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물님 조회 수:3357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3 이홍섭, 「한계령」 물님 2012.06.21 2994
252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이중묵 2009.04.06 2997
251 바람 잘 날 없어라 / 박노해 [1] file 구인회 2010.02.04 3000
250 행복 요새 2010.07.20 3001
249 눈물과 미소 -칼리지브란 구인회 2012.10.22 3004
248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3004
247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3010
246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3011
245 신현락, 「고요의 입구」 물님 2013.01.08 3011
244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3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