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8078
  • Today : 1156
  • Yesterday : 1151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4436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4577
272 그대가 곁에 있어도 물님 2011.01.17 4576
271 박성우, 「소금창고 물님 2011.10.24 4570
270 포도가 저 혼자 하늘꽃 2007.09.15 4570
269 당신은 [2] 하늘꽃 2008.03.20 4565
268 Rumi / Become the Sky 하늘이 되라 [3] sahaja 2008.04.16 4555
267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4548
266 초혼 [1] 요새 2010.07.28 4547
265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4539
264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4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