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8734
  • Today : 1240
  • Yesterday : 1268


김세형,'등신'

2012.03.12 12:09

물님 조회 수:1555




사람의 등이 절벽일 때가 있다
그 절벽 앞에 절망하여 면벽하고 있을 때가 있다
아주 오래토록 절벽 앞에 면벽하고 있어 본 사람은 안다
그 절벽이 얼마나 눈부신 슬픔의 폭포수로 쏟아지는
짐승의 등인가를...... 그리고 마침내는 왜?
그 막막한 절벽을 사랑할 수밖에는 없는 가를......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 이의 등 뒤에 앉아
오래토록 말이 없이 면벽해 본 사람은 안다
난 늘 그렇게 절벽 앞에서 묵언정진 해왔다
내게 등 돌린 사람만을 그렇게 사랑하곤 했다
난 내게 등 돌린 이의 등만을 사랑한 등신이었다
사랑에 있어서 난 신神의 경지에 오른 등신이었다

- 김세형,'등신'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1555
132 당신은 file 물님 2009.06.01 1555
131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1555
130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1554
129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1553
128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1553
127 시인의 말 [1] file 하늘꽃 2009.01.17 1553
126 사랑하는 까닭 [3] 물님 2009.09.27 1552
125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1551
124 초파일에 [2] file 도도 2009.05.02 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