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2813
  • Today : 1279
  • Yesterday : 1259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1749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1749
212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1751
211 시바타도요의 시 물님 2017.01.27 1753
210 찬양 [6] 하늘꽃 2008.09.25 1754
209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1754
208 사로잡힌 영혼 [1] 물님 2018.09.05 1755
207 바람 잘 날 없어라 / 박노해 [1] file 구인회 2010.02.04 1757
206 나는 눈물을 갖기를 원합니다. [2] 요새 2010.06.19 1757
205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1761
204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17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