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뇌를 사용하는 사람
2010.02.08 20:54
성령의 뇌를 사용하는 사람
뇌 연구가인 폴 디 맥클린 (Paul D. Maclean) 박사는 ‘삼층 구조 뇌’(triune brain)라는 뇌 구조 모델을 발전시킨 사람이다. 이는 인간의 뇌가 하나가 아니라 세부분으로 되어 있고 서로 내부적으로 연결된 생물학적 컴퓨터와 같다는 이론이다. 각각의 뇌는 특별한 지식과 주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시간과 공간에 대한 독특한 지각과 자신의 메모리, 모터, 그리고 다른 기능들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맥클린에 의하면 인간 뇌의 세부분은 각각 주요 진화 과정에서 형성되었다고 한다. 뇌간은 가장 원시적인 뇌로서 파충류 뇌라고 부르며 그것은 위험에 반응하여 ‘싸우거나 도망가는 반응’ 과 생리적 기능을 담당한다. 두 번째 뇌는 뇌간을 둘러싼 변연계 뇌인데 이것을 포유류 뇌라고 부른다. 포유류 뇌는 관계를 맺고 조정하고 어떻게 자신의 자리를 매김하면서 살아 갈 것인지를 다루는 사회적인 뇌이다. 이 뇌는 끊임없이 문제 지향적이어서 무궁무진한 인생의 드라마를 엮어내게 한다.
뇌의 제일 바깥 대뇌 부분인 신피질은 고차원의 뇌로서 인간이 다른 포유류와 구별이 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현대인들의 삶이 아직도 파충류 뇌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고 살아간다는 데 있다. 분업화되고 일상적 업무 속에 매몰되다 보면 자연을 가까이 하거나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맺고, 영적 성장을 위한 자극을 정기적으로 받는다는 것은 남의 일이 되어 버리곤 하지 않는가. 더욱이 급박하게 구조조정이 일어나는 격변의 시대에서 생존의 문제는 인간의 삶을 심각하게 옥죄이고 있다. 문명은 발전하고 소비는 더욱 화려해 지는 것 같은 데 삶이 갈수록 피폐해지는 것은 몸은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뇌는 고대 원시인의 뇌를 가동시키고 있기 때문이라는 통찰을 맥크린은 제시하고 있다.
뇌간은 결정과 선택을 내리는 일에 관여하기 때문에 놀이와 기쁨을 표현하지 못한다. 어떤 감정적 교류도 없고 생존만을 걱정할 뿐이다. 이것은 긴장과 억압에 쌓여 있어 자신도 모르는 분노를 공격적 에너지로 내뿜는 일중독자들이 사용하는 뇌이다. 스트레스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낸 한스 샐리(Hans Selye)박사는 1950년 인간의 파충류 뇌(뇌간)는 다른 종들과 마찬가지로 생명에 위협이 있는 상태에서 끊임없이 활동을 한다고 주장했다.
스트레스라는 것은 어떤 뇌를 사용하는 사람이냐에 따라서 그 내용과 해소 방식이 달라진다. 술과 폭력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도 있고 건강한 취미생활과 영적 수행으로 풀어내는 사람도 있다. 악어나 호랑이의 뇌를 사용하는 사람은 자기 보전과 사회적 계급과 세력의식, 성적 본능에만 모든 에너지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인간의 행복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사람들은 심각한 스트레스에 빠져 신경성질환에 시달리게 된다고 말한다. 그것은 간뇌의 과다한 활동이 지속되면 변연계 내의 호르몬 분비와 신경전달 체계의 불균형을 유발하게 되어 점점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되기 때문이다.
변연계가 균형 잡힐수록 인간은 강한 집착과 욕망, 모든 불평과 불만을 더 적게 경험하게 되고 이로 인해 몸은 쉼과 만족을 위한 장소로 스스로를 조정하게 된다. 인간은 의식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어떤 차원의 의식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과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식이 달라지게 되어 있다. 예수의 가르침 역시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 뇌 과학적으로 말한다면 파충류나 짐승처럼 생존문제에만 급급하면서 인생을 낭비하지 말고 삶의 에너지를 제대로 멋지게 사용할 줄 아는 지혜를 가지라는 데 그 초점이 있다. 잠간 살다가는 삶인데 영원히 살 것처럼 날뛰지 말고 자기 자신과 이웃과 만물을 잘 돌볼 줄 아는 인간으로 살다 가라는 권면이다. 하나님은 세상을 아름답고 완전하게 창조하셨고 풍성하게 살 수 있는 조건들을 아낌없이 주셨건만 인간의 삶은 너무나도 피폐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눈이 멀어 있고 만물이 말거는 소리를 듣는 귀가 멀어 있기 때문이다. 예수는 선한 자나 악한 자 모두에게 햇빛과 비를 주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라고 말씀하셨다. 바로 그 분이 우리의 아버지신데 어찌 그리 염려하면서 인생을 사느냐고 혀를 차신다. (마태 6:25-34)
지구에 왔다 가는 것은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역시 은혜일 뿐 내가 다 헤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너와 나의 숨을 서로 나누고 통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조금만 깨달아도 우리는 좀 더 고요해지고 주변을 경험하고 관계를 맺는 방식이 다르게 될 것이다.
인간은 고차원의 두뇌를 사용할수록 두뇌활동의 균형이 잡혀지고 분리심이 사라지게 된다. 자연과 더 가까워지게 되고 주변의 모든 것과 더 깊이 연결되는 ‘하나 됨’을 느끼게 된다.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새롭고 경이로운 존재로 만나게 될 수록 더 많은 환희와 사랑을 깊이 느끼게 된다. 바로 이 길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을 창조하신 아버지 하나님을 만나가는 길이다. 텐 에니어그램은 생체적인 두뇌 속의 두뇌(지혜), 가슴 속의 두뇌(사랑), 배 속의 두뇌(힘)가 깨어 나야한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온 몸의 모든 세포 속의 두뇌가 깨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세상에는 파충류의 뇌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지성적인 인간의 뇌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하늘의 불을 받아 성령의 뇌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뇌를 사용하는 사람인가? 어떤 두뇌로 만나는 하나님을 찾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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