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2155
  • Today : 1010
  • Yesterday : 1521


다비 [茶毘]

2016.11.24 09:55

물님 조회 수:2462


다비 [茶毘]

        물

 

삼십 여년 함께 다닌 책장을

불태우고 있다.

때로는 불 말이었다가

불사조의 형상으로

타오르던 불길은

숨 가쁘던 엄동의 세월을 보여주더니

세포 속에 웅크린 동상을 녹이고 있다.

 

이제는 저 불길처럼 뜨거워지는

일만 남았다.

나를 온전히 불태워

재가 될 일만 남았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 심봉사 예수. 이병창 [1] 구인회 2016.12.12 2015
49 가을 말소리 박노해 물님 2017.10.03 2007
48 산다는 것은 [1] 물님 2017.01.28 1981
47 꿈 밖에서 꾸는 꿈 [1] 물님 2021.08.11 1969
46 산수유 마을에서 [1] 물님 2017.04.11 1948
45 가을산에서 [2] 물님 2016.09.16 1852
44 그대가 하나의 점이 된다면 [1] 물님 2016.07.31 1847
43 이세종 수도터 [1] 물님 2016.03.15 1845
42 가라 하늘꽃 2014.10.10 1838
41 룩셈부르크 독일군 묘역에서 [1] 물님 2015.10.04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