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담사 - 숨
2019.06.07 08:14
백 담 사
숨 이병창
바람이 좋아
바람을 만나러 가는 절
백담사의 골바람에는 기도의 향이
배어있다.
만해기념관을 돌아 나와
무너진 나라를 향한 만해선사의 탄식을
헤아리다 보니
계곡의 헤아릴 수 없는 작은 돌탑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소원과 염원과 비원
그 내용이야 무엇이든
백담사라면 다 좋은 거겠지.
내 속의 바람과 이어지는 바램이라면
그리하여 숨길만 크게 열려진다면
참으로 좋은 것이겠지
사람이 사람 구실하는 세상을 찾으려면
숨은 길을 가야 한다고 전해주는
내설악 백담사
나는 세 개의 작은 돌로
탑 하나 세우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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