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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데스다 연못 들어가기

2012.07.23 15:16

구인회 조회 수: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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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데스다 연못 들어가기   

 

 

  굽이 굽이 굽은 재빼기 님과 함께 뫔산 가는 길 

  7월 여름날 양지 바른 무덤가엔 노오란 산나리

  길가엔 살랑살랑 몸을 흔드는 주엽나무 꼬투리 

  분홍빛 사랑의 꽃술 내밀어 오가는 이의 가슴에

  진 분홍빛 설레임 엉기는 자귀나무, 왕자귀나무 

 

  이렇게 뫔산의 생명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지요

  산은 산대로 들꽃은 들꽃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철따라 싹틔우고 꽃피우고 열매 맺다가 잘 익어

  본디 온 자리 제 자리로 사뿐이 내려 앉습니다.

 

  철따라 열매 맺는 나무들처럼 한 달에 한번씩 깊은 탐색의 과정에서

  무르익은 말씀 보따리를 풀어놓는 고재호 목사님

  온후하고 자비로운 외모에서 풍겨나는 이미지가  

  언뜻 지난날 삼기교회 김홍엽 장로님을 닮으셨어요.

  겉모습만 보면 위험하고 억센 일을 하실 분이 아닙니다.

  그러나 내면의 떨기나무에서 용광로처럼 타오르는 영혼의 불길.

  자신 안에 하느님의 숨결을 모시고 선택 받은 분들이 가는 길

  그 위험천만하고 고독한 물가로 길을 정합니다. 

   

  오늘은 베데스다 연못에서 소용돌이 치는 말씀을 풀어놓으셨지요.

  힘 없고 의절할 곳 없는 병든자가 찾는 치유의 성소 베데스다 연못

  히브리어로 '자비 또는 은혜의 집'이라는 뜻이 깃든 연못입니다.

  그 곳에는 언젠가 연못의 물살이 움직이기만을 눈빠지게 기다리며  

  기댈 곳 없는 온갖 환자들이 웅거하고 있습니다.

  불쌍하게도 거기에는 자그만치 38년 동안이나  오로지 물속에

  한 번 들어가기만을 소원하며 웅크리고 있는 병자가 있습니다.

  당시 평균 수명이 마흔이라고 하니까 지금 나이로 7~80세

  해 떠서 해질 때까지 거의 평생을 연못에 들기를 꿈 꾸는 병자입니다.

  그런데 그 환자는 연못의 물이 소용돌이 쳐도 그 물 속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요. 물살이 움직이면 그 주변에 있는 비교적 상태가

  나은 환자가 잽싸게 뛰어 들어가거든요. 

  결국 이 환자는 그 자리에 있을뿐 더 이상 연못에 들기를 자포자기

  합니다. 본인 스스로도 말 한 것처럼 거동이 불편하여 혼자 힘으로

  들어갈 수도 없고 누가 자신을 물 속에 넣어주는 이도  없습니다.

  그 마음을 아신 것인가? 마음을 보는 예수님이 그이를 보고 다가서서

 "자리를 들고 일어나 걸으라" 하시니 이게 왠 일인가요.

  그가 일어나 걸어갑니다.

  은혜와 자비의 베데스다 연못에서 물 속으로 먼저 들어간 자가 아닌  

  물 밖에서 제일 힘 없는 병든 자에게 거룩한 진짜 은혜가 임합니다.

  이 날을 위하여 베데스다 연못이 생겨난 것인가. 

  사람이 탐하는 흔들리는 물이 아니라 그가 디딘 그 삶의 자리에서

  그것도 그 자신의 힘으로 홀로 일어나 걷게 됩니다.   

  그 중환자가 일어날 수 있는 상태였는 지 아니면 그 순간에 기적이

  임하여 완치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말씀에 의하면 그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 걸어갔다고 합니다.

  그는 연못에 들지 않고도 예수님과의 운명적인 만남에 의하여

  은혜를 경험하고 그 스스로 일어나 걸어간 겁니다.

 

  고목사님은 베데스다 연못이 정지된 상태는 현상학적으로만

  볼 일이 아니고 잠잠한 연못의 물처럼 당시 유대사회와 민족

  유대의 율법과 규범 속에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정체 상태임을 암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이 제각기 성스럽고 값진 존재이건만

  그 성스러움을 잃고 물만 들여다 보고 있는 유약한 존재가

  그 당시 백성과 이스라엘의 모습이었습니다.

 

  이 척박하고 황량한 의식으로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그 곳에

  예수님이 나타나 말씀을 청합니다.

 "당신이 어디 있습니까?" 

  물이 소용돌이칠 때를 기다리지 말고 그 자신이 소용돌이가 되어

  일어나 걸으라고, 네 존재를 저 연못 속에 가두지 말고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처럼 일어나 걸으라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의미를 찾아가는 존재

  오늘 고목사님의 베데스다의 산 은혜를 체험하면서

  사람이 곧 베데스다 연못의 소용돌이치는 생명수임을 깨닫습니다.

  내 안에 생명의 보석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데

  그 보석을 찾아 40년간 광야을 헤멘겁니다.

 

  이순간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 는 그분의 명령을 따라

  자리를 들고 일어나 저 연못의 물기둥이 되어 생명의 길을 밝히고

  죽은 사람의 얼굴에서 산 하느님의 형상을 되살려 냅니다.

 

 

                                             's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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