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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물님 축사

2011.05.23 21:31

구인회 조회 수: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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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오신날 물님 축사       


 

    밤새 비가 내리더니 행사시간이 되자 비가 그칩니다.

    우리 이웃마을 대한불교조계종 귀신사에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법요식을 갖는데 참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님이 공사다망하고 워낙 틀에 박힌 일을 하지 않는터라

    이번 법요식에도 가실지 의문을 갖었지만

    다행히 금년에도 귀신사 법요식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여러 교우들께 연락을 드렸지만 이번에는 다들 일정이

    여의치 않은가 봅니다. 미리 공지를 안한 탓이지요.

    먼저 도착해 보니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평시와는 달리

    신도들이 헤성헤성합니다. 많이들 오셔서 복 받으시지...!

    교회 이름으로 연등하나 밝히고요. 천막 아래 앉아 있습니다.

    행사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아직 시작을 알리지 않습니다.

    한참을 지나서야 법요식을 시작합니다. 

    광야님 가족이 먼저 눈에 띄고요, 성소님과 학당 아이들도

    왔나봅니다. 물님이 어디계신가 궁금한 마음이 올라오는데

    갑자기 진행자가 진달래교회 목사님 오셨느냐고 말문을 여십니다.

    물님께서 뒤에 계신 줄도 모르고 저는 곧 오십니다고 다급하게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자 물님이 일어나셔서

    성큼성큼 단상으로 가시더군요.   

    귀신사 돌계단을 올라 님이 오심을 축하드린지 몇 년

    물님의 축하말씀도 더 정갈하고 시원시원합니다.

    특별히 이번에는 동사섭으로 유명하신 용타스님과의 인연과

    언젠가 불재 항아리에 써 주신 글을 소개하셨습니다.

   '지족구현 知足具現' 어떤 처지에서든지 족함을 알면 된다는

    뜻이지요. 현대병의 하나가 많은 것을 가지고도 끝없이

    탐하는 병인데, 이 맑은 말씀하나가 오늘 귀신사에 울려퍼지니

    법당에 모신 부처님이 웃고 주지스님도 웃고 신도들도 웃고,

    그야말로 이 순간 귀신사가 극락세상이 됩니다.

      

    일도출생사 一道出生死

    깨달음이란 무에서 와서 무로 돌아간다는 것

    '지족구현 知足具現'

    하루만 살면 그것으로 족하다

    귀신사 산채비빔밥으로 배부른 님 오신날 

    무여스님 타주시는 다향에 숨 고르고,

    족함을 알고 절문을 나서니 문득 보리심이 일어납니다. 

        

   

                                           's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