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아 끌어 올려주실 때까지
2012.07.09 13:22
인간의 세 가지 시험
사람이 누구인지 누구의 씨앗인지 깨닫고 사람 되어가는 과정 에서 사람은 태초에 최초의 인류와 그 후 예수님이 겪으셨던 세 가지 시험을 다 같이 겪고 치러야 합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도 이 시험을 통과하기 위함입니다. 만일 우리에게 허락된 삶 속에서 아무리 돈 많이 벌고 권력과 명예를 얻고 오래 산다 하여도 이 시험에 통과하지 못한다면 필경 우리는 패자가 될 수 밖에 없으며, 이를 완성하기 위하여 해마다 그 자리에서 새싹이 나는 것처럼 다시 나서 끝내 이 시험을 통과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시험에서 합격하는 것이 그리 수월한 일이 아닙니다. 인류의 첫 조상들이 시험에서 낙방하고 낙원에서 쫒겨난 이래 인류는 계속되는 이 시험에서 미끄러지고 나자빠져버렸습니다. 우리가 존경하는 성인들 역시 한결 같이 격렬한 싸움 끝에 이 관문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붓다는 니란자나 강가 보리수 아래 앉아 이 시험을 맞이합니다. "내 번뇌를 멸 滅하기 전에는 결코 이 자리를 뜨지 않으리라." 붓다가 홀로 앉아 깊은 사색에 들던 차에 한 생각이 자나갑니다. "아, 이제 나는 고행을 떠났다. 아무 이익도 없는 이 고행을 그만두길 잘했구나." 이 때 사탄이 나타나 붓다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말을 건넵니다 "고행을 계속 닦음으로 젊은이들은 청정해진다. 그대는 깨끗한 길을 찾아 헤매기만 하지 깨끗하지도 못하면서 깨끗하다고 생각할 뿐이라네" "뭍에 끌어 올린 배와 노와 키는 다 쓸 데 없듯 생사를 벗어남에 저 고행은 아무 이로움이 없음을 알라. 나는 계戒 정定 혜慧로써 이 보리의 길을 닦아 더 없는 청정에 이르렀다. 파괴자여 그대는 패敗했느니라." 사탄은 '저 이가 내 정체를 알았다'며 풀이 죽어 붓다 곁에서 떠났다고 합니다. 붓다에게 있어 사탄은 깨달음의 순간 만이 아니었습니다. 탐욕과 성냄과 애욕이 다 그가 싸워 이겨야 할 사탄이었습니다. "고기덩이처럼 생긴 돌을 보고 여기 연하고 맛있는 것이 있다고 새가 하늘 높이서 내려 왔으나 맛있고 연한 고기를 얻지 못하고 저 하늘 먼 곳으로 날아갔도다." "일도출생사 一道出生死, 일체무애인 一切無碍人" 그리하여 석가는 이 시험에 통과하여 아무 것도 얽메이지 않는 무상무등정각을 이루어 붓다가 된 것입니다.
붓다에 이어 복음서에 전해 내려온 예수님 역시 광야에 나아가 사탄의 끈질긴 시험을 받게 됩니다.
"예수께서 성령에게 이끌려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갔다. 사십 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신 후에 주리신지라. 사탄이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명하여 이 돌로 떡이 되게 하라.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이에 사탄이 예수를 거룩한 성으로 데려가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뛰어내리라 기록되었으되 그가 너를 위하여 그의 사자들을 명하시리니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발이 돌에 부딪치지 않게 하리로다." "또 기록 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 하였느니라." 사탄이 또 그를 데리고 지극히 높은 산으로 가서 천하 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 말하기를 "만일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 하루 이틀도 아니고 사십일을 밤 낮으로 굶주렸을 때 사탄은 은밀히 다가와 유난히 돌무더기가 많은 광야의 거친 돌멩이로 떡을 만들어 먹으라고 그의 허기진 가슴 속을 속삭여 줍니다. 굶주림에 처하여 뭣하러 이런 생고생을 사서 하는지 자칫하면 아무 것도 못 이루고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공포가 업습합니다. 그러다 보면 인간은 깊이 절망하여 굴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 평생 고생스럽게 농사 짓고 공장에서 힘들여가며 일하기보다 놀음을 하거나 사기치거나 쉽게 돈버는 방법을 택하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다 돌로 떡을 만들어 먹으라는 사탄의 계략입니다. 이 때 예수님은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씀은 욕망과 탐욕의 유혹에 몸서리 칠 때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귀 귀울이라는 말씀으로 파악됩니다. 참새들의 둥우리 백글로리아 목사님도 어려운 일이 닥칠 때에는 무엇보다 성경을 보라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 무엇이 아닌 하나님 말씀으로 시험을 통과하셨습니다. 둘째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 내리라는 신앙에 대한 시험입니다. 하나님이 다 해 주실 것이니 아무렇게나 해 보라는 것이지요. 우리 신앙과 믿음이 이쩌면 이런 수준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애쓰거나 노력하지 않아도 아버지께서 다 해주실 것이라는 믿음, 그러다가 제 뜻대로 안 되면 아버지께서 알아서 해주실 것이라는 허황된 자신의 믿음을 탓하기 보다는 하나님 탓 하기 일쑤입니다. 이 장면에서 사탄은 예수님과 동시에 하나님을 시험하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우리 역시 간혹 자신의 뜻을 하나님 이름으로 행하면서 그분에게 대들고 그분을 시험하고 있는 지 모릅니다. 예수님은 한 마디로 말해 "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 고 사탄을 꾸짖습니다. 이 말씀이 사탄에게 한 말이기만 하겠습니까?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는 말씀은 우리 모든 신앙인에게 하시는 말씀이기도 하며, 그 분의 말씀을 받들어 마음을 기울이고 힘을 다 쏟아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권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째 사탄은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걸 네게 주겠다." 엽구리를 찔러 봅니다. 나를 섬기면 너 한테 잘 해주겠다고 하는 말이지요. 어쩌면 우리는 하나님을 섬기고 어려운 이웃을 섬기기 보다 힘과 지혜, 부와 권력있는 사람을 의지하고 섬기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가끔은 우리의 영혼을 잃어버리기도 하지요. 이 때 예수님은 우리의 섬김의 대상을 분명히 설명해 줍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물질이나 사람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 만을 경배하고 섬기라고요. 자기자신이나 다른사람이나 그 어떤 것에게도 종살이 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 만을 섬길 것이며, 그분이 섬기라고 명령하신 어렵고 고달픈 이웃을 섬기며 살라고요. "붓다가 들어 오면 붓다를 죽이고, 조사가 들어 오면 조사를 죽이라" 는 임제의 말씀이 이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람으로 나서 사람이 되기까지 그리하여 언젠가 생사를 벗어나 기쁨에 들기까지 날이면 날마다 사람은 날마다 자신을 끈질기게 공격하고 괴롭히는 사탄의 유혹과 시험에서 예수님과 부처님처럼 승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는 예수님처럼 이 혼돈과 소음으로부터 멀리 벗어나 내 등불 내가 밝히고 오로지 진리에 의지하여 살 수 있는 힘을 얻기까지 광야로 나가 홀로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인간의 힘과 인내와 능력으로 시험을 통과할 수 없다면 야곱과 욥의 마음을 붙잡아 주신 아버지가 불재의 십자가상 같이 그렇게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사람이 너무 불쌍해서 손을 내밀어 잡아 끌어 올려 주실 때까지 꼭 붙들고 또 붙잡아야 할 것입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으니, 그 분이 네게 구하는 것이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이웃을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느님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냐. -미가
'si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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