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2014.05.13 06:28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3 | 눈동자를 바라보며 | 물님 | 2009.03.25 | 1624 |
102 | 폼 잡지 말고 [1] | 하늘꽃 | 2011.06.02 | 1623 |
101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 물님 | 2011.10.10 | 1623 |
100 | 간절 - 이재무 | 물님 | 2012.09.06 | 1622 |
99 |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 구인회 | 2012.07.24 | 1621 |
98 |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 물님 | 2012.07.01 | 1621 |
97 | 세상의 등뼈 | 물님 | 2011.06.13 | 1621 |
96 | 안개 속에서 [1] | 요새 | 2010.03.19 | 1621 |
95 |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 물님 | 2009.04.16 | 1621 |
94 |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 물님 | 2012.08.13 | 1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