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2155
  • Today : 1010
  • Yesterday : 1521


나무학교

2013.11.27 08:25

물님 조회 수:2027

나무학교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나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3 시바타도요의 시 물님 2017.01.27 1285
332 진달래 ∫ 강은교 file 구인회 2010.02.23 1290
331 포도가 저 혼자 file 요새 2010.07.18 1290
330 행복 요새 2010.07.20 1294
329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1299
328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1299
327 물.1 [3] 요새 2010.07.22 1301
326 보리피리 [1] file 구인회 2010.01.25 1301
325 [2] 요새 2010.09.09 1304
324 새해 다짐 -박노해 물님 2023.01.04 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