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3197
  • Today : 907
  • Yesterday : 1145


형광등이 LED램프에게

2016.04.04 11:32

지혜 조회 수:5221

형광등이 LED램프에게

 

강혜윤

 

커다란 형광등이 작은 LED램프에게 물었다

"얘 너는 왜 깜박거리지 않니?"

"몰라요"

 

오래된 무선전화기가 신상 스마트폰에게 물었다

"얘 너는 조그만 게 왜 그렇게 빠르니?"

"몰라요"

 

모른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작고 약한 것의 마음을 읽지 못하여

여러 번을 반복하는 모습에서 폭력의 변이를 보았다

 

어린아이를 축복하시고,

세리 자캐오를 받아주시고,

간음하다 잡혀 온 여인을 일으켜 세워주시던

예수님의 마음이 사무치게 그리운 주일이었다

 

보고 싶지 않은 장면에서도

"내 눈을 보아라". 부르는 섬세하신 스승 예수

그분의 눈이 내 시각의 방향을 틀고 있었다

 

황금의 계명인 "易地思之"(마태오 복음7.12)를

깜박이며 비춰 준 형광등도 무겁게 전해준 무선전화기도

다시 보니 모두가 색이 다른 은혜일 뿐.

 

주일은 부활하신 주님의 날이

부활한 나의 날이 되도록 훈련하는 날

내가, 나 되기까지

도둑 들지 않도록 나를 지키는 날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41 가온의 편지 / 賤民인가 天民인가? [2] file 가온 2017.12.05 5624
540 흔한 유혹 물님 2017.10.19 5448
539 가온의 편지 / 좋은 세상 만들기 [1] file 가온 2017.10.09 5434
538 로마제국과 유대교, 그리고 그리스도교 물님 2017.10.03 8458
537 희브리어 알파벳과 숫자 물님 2017.10.03 241544
536 가장 좋은 만남 물님 2017.09.19 5497
535 성경과 경제 (1) 물님 2017.08.28 5519
534 유혹의 자리 물님 2017.08.23 5085
533 물어보지 않을 때 물님 2017.07.30 5497
532 살수록 하늘꽃 2017.06.30 5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