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7160
  • Today : 934
  • Yesterday : 1296


담쟁이

2014.05.13 06:28

물님 조회 수:2282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1481
302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1492
301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1489
300 새벽밥 물님 2012.09.04 1468
299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1486
298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1493
297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1493
296 거울 물님 2012.07.24 1476
295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1481
294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