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3898
  • Today : 419
  • Yesterday : 1189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391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비 내리면(부제:향나무의 꿈) / 이중묵 [4] file 이중묵 2009.01.21 1464
142 시인의 말 [1] file 하늘꽃 2009.01.17 1415
141 톱과 낫 거두기 [3] file 이중묵 2009.01.17 2220
140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1496
139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1532
138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1490
137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1492
136 바다가 말하기를 [2] 운영자 2008.12.06 1822
135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1473
134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1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