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28204
  • Today : 956
  • Yesterday : 1456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1463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봄날에 [1] 요새 2010.01.01 1279
312 거짓말을 타전하다 [1] [2] 물님 2012.04.24 1280
311 뉴욕에서 달아나다 물님 2012.06.04 1282
310 세월이 가면 물님 2015.02.20 1285
309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1285
308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1287
307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1289
306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1290
305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1291
304 그대 옆에 있다 - 까비르 [2] 구인회 2012.02.15 1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