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에서
2016.09.16 10:33
가을 산에서
이별도 죽음도 살아 남은 자의
몫이겠지요
황망히 떠나가는 가을산 자락에
묻힌 그대를 생각하다 보니
손댈 수 없는 우물 속
끈 떨어진 두레박이
눈앞을 맴돕니다.
산천도 강물도 저만큼의 사연으로
물들어 가는데
남은 세월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하다보니
살고 죽는 것이 하나라는 말조차
부질없습니다.
있이 없는 인간의 실상에
마음만 무너집니다.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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