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의 부활
2024.10.29 08:18
2024 – 작가의 눈
프로메테우스의 부활
이병창
네 발로 걷는 생물들의 세상에
두 발로 걷는 직립 인간을 섞어버린
프로메테우스
그는 인간의 손과 발과 가슴 속에
불을 던지고
날마다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형벌을 받았다.
오늘 프로메테우스의 손발을 묶었다는
카즈베기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내 무의식의 지하실까지
구멍이 뚫린다.
미래를 알고 살았던 그는
날마다 되살아나는
자신의 간을 믿으면서
제우스를 비웃었을까?
그는 어떤 웃음으로 날마다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했을까?
어떤 사슬로도 묶을 수 없는
자유혼의 인간 세상이기를 원했던
그의 꿈은 아직도 유효할까?
한 차례 안개가 밀려가고
어떤 구름으로도 가릴 수 없는
카즈베기의 가슴이 드러나고 있다.
하늘과 땅 사이
두 발로 우뚝 서야 인간이라고
이제 네 발로 기어사는 인생은 그만 살고
다시 시작하라 말씀하고 있다.
오늘 프로메테우스가 나의 간에서
세포에서 부활하고 있다.
*코카서스 산맥에 자리한 카즈베기산(해발 5047m)은 조지아와 러시아의 국경 부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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