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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님 몽고식 변발을 한 예수상

2024.07.14 07:42

도도 조회 수:899



몽고식 변발을 한 예수상


숨 이병창(시인, 한국작가회의)

 

코카서스 산맥의 고원에 자리한 세반호수(Srvan Lake)는 그림 같은 풍광을 지닌 곳으로 유명하다. 세반 호수를 내려다보는 곳에 중세 수도원인 세반아방크(Sevanavank)가 있다. 지금은 퇴락하고 수도사도 없지만 과거에는 규모 있는 수도원이었다고 한다.


세반아방크.png  세반호수.png

 

나는 이곳 아르메니아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색다른 예수상을 보게 되었다. 두상 좌우에 댕기머리를 내려뜨린 모습이었다. 이 배경에는 1221년 가는 곳마다 학살로 악명 높았던 징기스칸의 휘하 장군 제베와 수부타이가 이끄는 2만 명의 몽골군 침략 사건이 있다. 수도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 결과물이 변발 예수상이다. 전등조차 없는 예배당을 지키고 있는 몽고식 예수상은 고단한 인간 세상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세반호수에서 나는 아름다운 산천을 오직 약탈과 정복을 목적으로 피로 물들였던 몽고의 오늘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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