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짓는 주일
2014.04.07 23:59
밥 짓는 주일
숲과 영성이라는 주제로
2박3일 이곳 불재에서
수련이 있어
오늘 점심은 진달래 가족들과 더불어
36명이 밥을 먹습니다.
몇십 명쯤 되겠거니
언뜻 생각했으나
벼 열매도 세어보시는 영님 덕에
정확히 알았고요,
아침은 고구마와 볶은 곡식,
참외와 방울토마토를
여섯 상
시간 맞춰 챙겨놓고
곧바로 점심을 준비하려고
위와 아래를 오르락 내리락
아하, 동요가사에 나오듯
부산한 것이 영락없이 종달새고요,
광곡리에서 불재고개까지
열 세 구비
8km가 족한 거리를
주일마다 걸어서 올라오는
진달래님이 계셔
불고기와 상추
콩조림과 고추장
하늘님의 스페셜 요리
홍합미역국까지 그야말로
하늘 에너지 만찬이고요,
‘봄소식 몰고온 전령사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바치나이다.
비옵나니
이 연약한 육신과 영혼까지
자랑스레(고후12:9) 바쳐지이다.‘
식후에는
제각기 뫔을 닦듯이
각각 자기접시 씻어서
올려놓아요.
행주를 꽉 짜서 널며
마지막까지 정리하시는
집사님 그 뒷모습 향기가
오래도록 남는
밥 짓는 주일이어요.
20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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