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2295
  • Today : 767
  • Yesterday : 843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3259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3 배달 [1] 물님 2009.03.12 3176
182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3172
181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3172
180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3168
179 기뻐~ [1] 하늘꽃 2008.03.19 3166
178 3분간의 호수 - 서동욱 물님 2012.05.23 3162
177 예수에게.1 / 물 [1] file 하늘꽃 2007.09.01 3161
176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3155
175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3154
174 연애시집 - 김용택 [2] 물님 2010.10.29 3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