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31도까지 올라간 날,
아직도 봄인 거 같은데
영락없이
여름이네요.

대리초 교무실,
주말 잘 보내세요
인사 총총히 남기며
가볍게 사라지는 사람들
가족캠프 의논하느라 얘기하는
도란도란 선생님들은 갈줄 모르고,

얼른 창밖을 보아도
5월이 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봄에 피는 꽃들이
교정 가득 들어오네요.

이팝나무, 등나무
마가렛, 메리골드
꽃패랭이, 금낭화
베고니아, 양귀비 비슷한 꽃
꽃들 옆에서 풀울 솎아주시는
교장선생님 갈색 얼굴에
여름이 성큼 와 있어요.

이름을 몰라서 불러주지 못하는 게 아니라
못보니까 부르지 않는 거지
아무도 보아주지 않아도
구석구석 피고있는 작은 꽃들도
월요일에 와서는
살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