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
2010.03.01 20:51
고흐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
물
초등학교 다닐 때 미술책에 있는
조그만 고흐의 그림 '보리밭'
그때 나의 영혼은 노란 화상을 입었다
중학교 시절 뭉크의 '마돈나'
나의 영혼은 그 때 뒤집어졌다.
지갑 속에 넣고 다니던 마돈나의 불길은
늘 나를 쏘시개로 삼았고
나는 그 뜨거움을 달래느라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했던가.
오늘 아침 고흐의 감자먹는 사람들과
그의 편지를 읽노라니
그냥 눈물이 흐른다.
추운 세상 알몸으로 살아갔던 그의 영혼이
내 앞에서 감자를 먹고 있다.
감자 한 알을 나눌 수 있는 인심이
사라진 세상을 그는
표정 없이 바라보고 있다.
미친 세상에서 함께 미치지 못한 그를
사람들은 미쳤다고 말하지만
그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를 생각하며
이 아침에 나는 나를 울고 있다.
댓글 2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1 | 새벽에 꾸는 꿈 [4] | 물님 | 2010.01.30 | 4868 |
80 | 그대의 하늘을 열어야지 [1] | 지혜 | 2011.10.06 | 4897 |
79 | 추임새 [1] | 요새 | 2010.01.25 | 4900 |
78 | 친구 [4] | 요새 | 2010.01.28 | 4914 |
77 | 겨울 마감 [2] | 지혜 | 2014.02.14 | 4921 |
» | 고흐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 [2] | 물님 | 2010.03.01 | 4933 |
75 | 연록과 눕다 [2] | 에덴 | 2010.05.11 | 4935 |
74 | 봄날은 | 지혜 | 2013.05.07 | 4942 |
73 | 애고머니 [1] | 지혜 | 2010.06.04 | 4965 |
72 | 지휘자에게 보면대가 있듯이 [3] | 도도 | 2010.01.05 | 4967 |
하늘과
진노랑 보리
나
하나로
숨쉬고
춤추며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