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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가

2010.03.17 08:00

요새 조회 수:3064

  판소리를 배운지 2개월이 조금 넘은 햇 병아리입니다.    1월부터 배우기 시작해서 지금은 판소리가 저의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습니다.  원래는 초급반에서 공부해야하는데, 중.고급반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유인즉  1월달에 서울에서 춤테라피 자격증때문에  1주일을 결석해야하는 상황이였습니다.  고민하다가  판소리선생님을 도와주는 제자라고 해야하나, 조교가  있는데 그 분에게 부탁을 드렸지요. 
  " 저 , 좀 도와주세요. "    " 어쩔수 없이 결석해야 하는데, 그 동안 배우지 못한 것을 가르쳐달라고",    그래서  그 분은 1주일동안 배운 것도 다 가르쳐 주시고,  중고급반과 초급반을 같이 배우라고 배려를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1월,2월달을 같이 공부를 했고,  저 또한 열심히 했습니다.
   판소리 선생님이 구정때 문자로  " 너무나 열심히 하시는  모습에  제가 힘을 얻고,  감사함을 전합니다."  이런 문자를 주셨습니다.   저는 선생님이 수업때 말씀하신 것을 다  실천해 나갑니다.
판소리  선생님이 일주일동안 한번 하루에  2시간씩 쉼없이 소리를 해 보라고 하셨어요. 물론 중. 고급반 시간에 하신 말씀입니다.  저는 그 것을 실천을 했습니다.
너무 열심히 한 탓인가!   머리가 흔들리고 통증이 왔습니다.
  저는   배울때 선생님이 하라 대로 다 해보고, 실천합니다.  잘 할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주시는데 해 보지도 않고, 안된다고 하면 배우는 학생의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3월달 부터는 중.고급반만  수업만 받습니다.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
  요번에 3월달에 중.고급반에서  하루에 2명씩 나와서  가장 어렵다는 초한가를 나와서 부르는 것을 하면서 틀린 것을 고쳐주시겠다고,  안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할 수 없지만 진도보다 소리를 다듬는데 목적을 두고  하는 공부였습니다.  
  저는 일때문에 3월달은 5일중 3일밖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끝나갈때 쯤 " 선생님, 저는  언제 하나요?"    선생님은 대답을 안 하시고, 시킬 생각도 안하시는 거예요.    요번주에 해야 할 사람을 월요일부터 적는데 사람들이 저보고    안 했다고 하는데도, 선생님은 저는 빼 놓고 명단을 적으셨습니다.   저는 나름  꾸준히 열심히 해서 가사도 다 외웠고  안 되는 대목은 계속 녹음기를 돌려가면서 연습에 연습을 했습니다.         차안에서는 항상 판소리 연습장소였습니다.  
   판소리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 많이 듣고, 많이 부르고,  안 되는 대목은 체크해가면서  집중적으로 연습 하라고   하셨기때문에 저는 그것을 생활화했습니다.  그리고 녹음기를 제몸에서 떼어놓은 적이 없습니다.  밥을 할때도, 심지어 화장실  갈때도,  잠자기 전까지  저의 일부처럼 늘 가지고 생활했습니다.  
거의 3년이상 5년 7년 10년 된 사람들은 확실히 목소리가  틀이 잡혀있더라구요.   저 보다는 오래되었지만  음정이 불안하고 박자  무시하고 하는 사람도 많아서 선생님이  이것을 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어서 그만하려다가  또 오래된 사람중에서  잘하는 경우도 있어서  갈등하시면서  계속 진행을 했죠!   요번주 화요일, 저는 나름 준비를 하고,  판소리할때 입으려고 맞추어 놓은 겨자색옷과 머리도   단정하게 묶고 국악원에 갔습니다.  
  제가 들어서자, 사람들이" 와, 예쁘다"   선생님은 저를 보시고
  " 누가 시키기나 한되,  누가 시킨다고 그렇게 차려 입고 왔어!"  하시면서 웃으시더라고요.
 " 예쁘게 입고  왔으니,  해 보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녹음기를 틀고, 앞으로 나갔습니다.   제 판소리에 고수 장단을
넣어주시는  것과 합해져서 그 동안 열심히 연습한 것을 선을 보였지요.  
 "  와,  안 시켰으면 큰일 날 뻔 했다고" ,  놀라시면서 흐뭇해 하시더라구요.  들어 온지 얼마 안 되어서 일부러 안 시켰다고
그런데 이렇게 잘 할 줄 몰랐다고,  사람들도  판소리 하는 중간 중간에 추임새로 " 잘한다."   얼쑤" 
 저도 하면서 제 자신이 흐뭇했습니다.  그 어렵다는 초한가를   판소리 햇병아리가 해냈으니까요.    선생님은 수업때 계속
말씀하셨거든요.  "  여러분 대견하지요,   그 어려운 초한가를 이렇게 잘 부르는 내가  ....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판소리를  잘 하려면  잘 먹어야하고, 건강해야 잘 할 수 있다.  기분이 상하거나, 안 좋은 생각을 하면  목소리 자체가 안 나온다.   항상  나를 흔들리지 않게 평정을 찾아야 하고,  단전으로 끌어 올리는 힘으로 해야하고, 얼굴 근육운동도 합니다.
얼굴근육을 활짝 펴다가,  여우모습처럼 오무렸다가,   웃음도 저음에서 고음까지의 웃음으로 훈련을 합니다.  이런 것들을
저는 하나하나 해 나갑니다.   그 속에 빠져서 판소리가 내가 되고, 내가 판소리가 되어 보려고 합니다.   이  판소리를 통해서
삶을 만나가고  수련해 나갑니다.  그리고 기쁨을 얻고 행복해 하는 나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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