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의 편지 / 꿈으로 오시는 이
2011.01.06 11:22
‘꿈’이란 말은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큰 긍정의 힘입니다.
그것은 현실을 바탕으로 됨직한 현상이 아니라
그 한계를 벗어난 피안(彼岸)의 세계에서 움트는 꽃봉오리요,
어느 절망의 질곡이나 어둠의 음지에도 씨앗만 떨어지면
싹을 틔울 수 있는 신비지요.
나의 경우, 꿈을 갖게 되는 과정은
어떤 특별한 계획이나 준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속으로부터 열망처럼 뿜어져 나와
견딜 수 없는 갈망으로 행동에 옮기게 하기에
이러한 꿈이야말로 내 의지가 아니라
주시는 이로부터 부여 받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이제는 특별한 꿈이 없다고 느낄 때,
나의 삶이 오늘처럼
눈 내리는 겨울 분위기로 고즈넉해질 때쯤이면
또 다시 작은 불씨 하나 내 가슴에 점화시켜
내 속 어디엔가 숨어있던 기름 심지에 밝히시는 이,
그렇게 견딜 수 없는 목마름으로 물이 오르게 하시어
내 안쓰러운 삶을 이어가시는 이,
절망처럼 굳어진 곳에도 죽음의 각질을 뚫고
새살이 돋게 하시며 다시 설레임으로
가슴 뛰게 하시는 이,
지금껏 살아오면서 꿈을 가질 때마다.
늘 주변에서 하는 말들은 ....
‘남자도 못하는 일인데...’
‘멀쩡한 사람도 못하는 일인데...’
그러나 한 번 점화가 되면
그 어떤 말들도 내가 가는 길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그분은 요지부동으로 앞만 보며 가게 하셨습니다.
처음 사역을 시작 할 때는
“저 사람...2,3개월 못 가서 그만 둘 것이다”고
감히 예언을 하는 이도 있었고,
이곳에 연건평 150평의 건축을 시작할 때에는
“건축은 아무나 하나..”라고 했으며,
결혼을 할 때에도 “과연..얼마나 살게 될지..?”라는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눈에 비친 나는 하나님의 일도 못할 사람이요,
건축도 못할 사람이며,
여자로써 한 남자와 사랑도 못하고
결혼도 할 수 없는 사람인데
그 이유는 장애를 가졌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30년 전부터 해온 일이 신앙 안에서의
장애인의 인식고취였지만
세상 사람들의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질 때까지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
반드시 내가 광야에 물을, 사막에 강들을 내어
내 백성, 내가 택한 자에게 마시게 할 것임이라‘ (사43:18-20)
신앙이라면 먼저 발상의 전환부터
이루어져야 할 일입니다.
봉오리가 꽃을 전제로 맺히고,
꽃이 열매를 전제로 피어나는 것처럼
꿈 역시 이루기 위해 우리에게 주신 것이지요.
때때로 마음이 굳어지고 식어질 때라도
봄바람 같은 긍정의 기운으로
꿈이라는 봉오리를 맺게 하시는 분은
훗날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에도
역시 꿈으로 오십니다.
시린 세상에서 고난과 슬픔,
그리고 한번은 죽어야만 하는 이승의 계절이 아닌...
오히려 봄처럼 현란하고
영원한 기쁨의 계절로 옮겨갈 수 있는
그러한 꿈이야말로 우리 생애 가장 궁극적인 비전이지요.
'설중매'라는 말은 있지만...
설중란이란 말은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만...
꽃을 피우기에는 너무 힘든 여건을 불평하지 않고,
오히려 그 여건을 감싸안으며 치열하게 피어나는...
그 약한 듯 강한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우리도 새해에 그렇게 아름다운 꽃이 되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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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의 꿈과 게획이요
님의 사랑이신 가온님
사랑의 솟구침으로 날마다 꽃피우는 님의 사랑하심이
마디마디 아롱져 맺힙니다 ^^*구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