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2/(새전북신문) 하종진 기자] ▲ 호남정맥과 지명[경각산]이야기
2010.03.04 14:33
[호남정맥]호남정맥과 지명[경각산]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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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구이와 임실 신덕 사이에 위치한 호남정맥의 경각산(659.3m)을 오르며 산 이름과 지명의 유래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경각산(鯨角山)은 글자그대로 해석하면 고래뿔산이다. 특히 경(鯨)은 숫고래, 암고래는 예(?)이니. 더 정확히 예기하면 숫고래뿔산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뭔가 이상하다. 고래의 뿔처럼 생긴 산이라는 뜻인데, 고래에는 뿔이 없으니 고래뿔산을 상상하기는 쉽지가 않다. 일설에는 경각산의 원래 뜻이 ‘불뫼’라고 해석하는 분도 있다. ‘불’이 ‘부리’에서 축음해 유래하였고, ‘부리’는 산과 높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어서 경각산이 ‘큰산’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해석에서 경각산의 불재는 큰고개라는 해석이다. 다만 고래 ‘경’자를 붙인 것은 이름을 좋게 짓기 위해 붙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경각산이 원래의 이름이고, 정확한 이름이다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대동여지도 등 고지도를 보면 경각산은 ‘正覺山’으로 표기되어 있다. 또한 경각산의 서쪽 아래에는 정각사라는 절이 있어서 정확한 산 이름은 정각산이 맞다고 하겠다. 정각산의 뜻을 그대로 풀이하면 올바른 깨달음을 얻는 산이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사실을 볼 때 정각산이 잘못 표기되어 경각산으로 바뀐 것으로 보는 것이 마땅할 것으로 보인다. ‘정각산(正覺山)’은 불교와 관련된 산이다. 불교에서는 “석가모니가 부처님이 되시기 전 히말라야 설산에서 6년을 고행하시다가 몸이 쇠약하여 ‘니련선하’라는 강으로 내려와 ‘슈자타’라는 여인에게 우유죽을 받아 드시고, 몸을 다시 회복하신 후 정각산(正覺山)이라는 낙타 등 같이 생긴 산으로 들어가셔서 성불하였다. 이날이 바로 섣달 초여드레 날 새벽4시 동쪽에서 떠오르는 밝은 샛별을 보고 우주의 진리를 깨닫게 된 것이다”라고 하고 있다. 경각산을 구이와 전주쪽에서 보면 마치 낙타의 등처럼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낙타 등처럼 생긴 산을 보고 스님들이 불교와 연관된 정각산이라 이름 붙인 것이 아닌가 유추할 수 있다. 이처럼, 산과 땅, 마을의 이름을 지을 때 불교와 관련된 산을 종종 본다. 대표적으로 금강산, 영취산, 도솔산, 오대산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우리 조상들은 지명을 지을 때 주로 산의 형국과 지역의 형세, 역사적 사실, 풍수 등과 연관 지어 이름을 지었다. 이름을 정확히 알게 되면 지역의 이름을 왜 그렇게 지었는지, 마을은 왜 그 자리에 마련했는지 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이름이 잘못 구전되거나, 일제시대 행정구역을 정리하고 한자로 표기하면서 이름이 왜곡된 경우를 많이 본다. 대표적으로 속리산의 천왕봉(天王峰)이 천황봉(天皇峰)으로 왜곡되듯이 일제가 일본 천황을 뜻하는 ‘皇’자로 이름을 왜곡하여 의도적으로 창지(地)개명한 경우다. 또한, 우리고유의 산줄기인 백두대간과 호남정맥 등이 태백산맥과 노령산맥 등으로 바뀐 것도 일제강점기이다. 또한, 행정구역이 통합되면서 전혀 의미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진안군 진안읍 가림리의 사인동마을과 옥산동마을이 통합되면서 사옥마을로 개칭한 것은 이해하기도 어렵고 어감도 좋지 않다. 아마, 다시 이름을 바꿨다는 이야기도 있다. 호남정맥을 탐사하면서 우리 땅의 이름이 잘 못 오기되어, 조상들이 이름을 지은 이유와 역사적 사실이 잘못 이해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안타까울 때가 있다. 호남정맥을 통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지명을 제대로 복원하는 작업도 필요함을 느낀다.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사무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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