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오세영
2012.07.01 18:00
원시
오 세영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무지개나 별이나
벼랑에 피는 꽃이나
멀리 있는 것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을 서러워하지 마라,
내 나이의 이별이란 헤어지는 일이 아니라
단지 멀어지는 일일뿐이다.
네가 보낸 마지막 편지를 읽기 위해서
이제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
늙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보낸다는 것이다.
머얼리서 바라볼 줄을 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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