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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2005.09.05 19:19

이병창 조회 수:6019

잘 익은 노을 한번 만나고 오라
능선으로 올라가라 했더니
오늘 본 것은
진홍빛이었다고 만 말하는구나
그것뿐이었더냐
셀 수 없는 하늘 빛깔 중에
너는 오직 하나의 색깔과 느낌을
선택했을 뿐.
바쁜 호흡으로 다녀온 너의 걸음에는
어떤 만남도 보이지 않는구나
아들아
바라본다는 것은 임무완수가 아니란다.
조금만 더 햇빛이 네 손등에 닿는 것을
보았더라면
마음껏 바람을 허락하는
구름을 바라볼 수 있었다면
때로는 지는 노을이
너의 살도 되고 피도 될 수 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너의 망막 속에 비쳐진 진홍 빛
그 너머 너머에서 지고 있는
너의 노을을 바라볼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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