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551
  • Today : 386
  • Yesterday : 1043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2007.07.19 22:29

운영자 조회 수:2611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이병창


오늘 새벽은  새소리보다도 더 빨리
전화벨이 울린다.
이세종 선생님의 수도터를 지키는
심상봉 목사님의 전화


  "반딧불 보러 개천산에 와 봐."
  "불재에도 반딧불이 있는데요.
   저 어젯밤에도 봤어요."


내 목소리는 퉁명스러웠다.
  "또 무슨 뜽금없는 말씀을 하십니까?"


  "항생제 범벅친 사료 먹고 사는 탓인지
   요즘 소똥에서는 반딧불 보기 어려운데
   모아놓은 내 똥에서 아, 글쎄
   지금 반딧불이가 나오고 있어."


똥간에 쭈그리고 앉아
반딧불이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을
심목사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다.


하늘나라 어린이 ,
한 새벽부터 자기 똥 자랑에 여념이 없는
우리 심상봉 목사님!


똥이면 어떠랴,
누구의 똥이라 한들 어떠랴,
한세상 반딧불이 되어
나의 하늘을 밝히면 되는 것을.


2007. 6. 16.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3 운명 - 도종환 물님 2017.05.21 1966
392 유언장 -박노해 물님 2020.12.30 1970
391 매월당 김시습 물님 2021.01.19 1972
390 자기 삶의 연구자 물님 2018.06.06 1974
389 나도 어머니처럼 - 박노해 물님 2019.05.13 1982
388 뱃속이 환한 사람 물님 2019.01.23 1986
387 이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 물님 2020.04.29 1991
386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 박노해 물님 2020.11.17 1992
385 이스탄불의 어린 사제 물님 2019.12.18 1993
384 가면 갈수록 물님 2020.01.15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