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1362
  • Today : 1031
  • Yesterday : 1222


왼손의 쓸쓸함에 대하여

2008.04.07 21:53

운영자 조회 수:4998


왼손의 쓸쓸함에 대하여
                                    이 병 창

기쁨의 도시라는 거대한 간판 아래
거리에서 태어났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널려있었다.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자문하며 걸어가던
켈카타의 거리
한 여인이 구걸의 손을 불쑥 내밀었다.
아이 업은 그녀의 손바닥에 동전을 올려놓자마자
그녀는 재빠르게 손을 거두어들인 다음
다른 손을 내밀었다.
이게 웬일인가  
나는 무표정한 그녀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았고
그녀는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오늘 오후 봄빛에 취해 있노라니  
내 기억속의 그녀가 걸어 나와
내 앞에 다시 서있다.
전생을 내려놓지 못한 내 오른손의 부끄러움
쓸쓸한 나의 왼손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08. 4.3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3 모서리를 읽다 김경천 2005.10.11 5421
382 사월에는 [4] 운영자 2008.04.15 5410
381 카이로스 시. 기도.1 이병창 [3] 하늘꽃 2008.04.22 5400
380 키르키스탄 이슼쿨 호수에서 [1] file 송화미 2006.04.23 5397
379 킬리만자로의 돌 [1] 하늘꽃 2008.05.08 5359
378 은행나무의 눈 [4] file 운영자 2008.05.08 5338
377 자기 노출증 환자를 생각하며 [4] 운영자 2008.04.10 5266
376 산수유 마을 [4] 운영자 2008.04.07 5259
375 RUMI Poem 2 [2] file sahaja 2008.04.21 5224
374 바람 [6] file sahaja 2008.04.30 5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