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3 |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 | 이중묵 | 2009.01.24 | 1529 |
92 | 원시 -오세영 | 물님 | 2012.07.01 | 1528 |
91 |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 물님 | 2012.05.15 | 1528 |
90 |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 물님 | 2011.11.22 | 1526 |
89 | 한동안 그럴 것이다 | 물님 | 2011.05.05 | 1526 |
88 | 웅포에서 | 요새 | 2010.12.05 | 1526 |
87 |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 요새 | 2010.03.19 | 1525 |
86 | 이별1 | 도도 | 2011.08.20 | 1524 |
85 | 어떤바람 [2] | 제로포인트 | 2016.04.04 | 1522 |
84 |
풀꽃 - 나태주
[2] ![]() | 고결 | 2012.03.06 | 1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