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8735
  • Today : 1241
  • Yesterday : 1268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1643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1629
202 Looking for blue bird.... [3] file 이규진 2009.06.26 1631
201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 박노해 물님 2022.01.08 1638
200 진정한 여행 물님 2017.02.24 1641
» 山 -함석헌 구인회 2012.10.06 1643
198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물님 2016.02.05 1645
197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물님 2021.10.19 1647
196 눈 / 신경림 구인회 2012.12.24 1651
195 확신 [2] 이상호 2008.08.03 1655
194 찬양 [6] 하늘꽃 2008.09.25 1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