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풀이, 푸리, 프리(Free)
2011.06.07 00:42
나의 풀이, 푸리, 프리(Free) /신 영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
그리고...
그런 시절이 있었다.
묶인 것이 답답해
어디론가 멀리 달아나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나를 죽도록 사랑하는 남편
내가 미치도록 사랑하는 내 남편
그리고 올망졸망 연년생으로 있던
딸과 두 아들
하늘이 내게 주신 선물이었다.
그 무엇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때가 있었다.
한 남자의 아내로
세 아이의 엄마로
그리고...
한 가정의 며느리의 역할은
참으로 내게 버거운 일이었다.
온몸과 마음이
그 어디 하나에도
자유롭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나를 붙잡고 있는 것들이
나를 놔주기만 하면
저 높이 저 멀리
훨훨 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참으로 가슴 아픈 날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으로
한참을 아파한 후에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았다.
나를 붙잡고 있던 것들이
나를 더 높이 날 수 있도록
더욱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는 것을 말이다.
더 높이
더 멀리 날 수 있었던 것은
날다
날다가
날아가다가
지치고 힘들 때
다시 돌아갈 둥지가 있기에
나의 날갯짓이 가능했던 것임을
나중에야 깨달았다.
나를 붙잡고 있었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귀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 누구보다도
자유를 갈망하는 나는
언제나 자유인이길 꿈꾸었다.
그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
묶이지 않는
자유를...
하지만
마음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
그리고 그 외의 것들에
대한 의무는
나를 자유에서 묶고
가두고 있었다.
자유를 갈망하던 만큼
묶인 것들은
나를 더욱 동여매고 있었다.
풀어야 했다.
몸에 묶인 것들과
마음 깊이에 묶인 것들을
풀어야만 했다.
풀어내야만 했다.
풀이를 위한 푸리를
프리(Free)를 위한 푸리를
하나씩
그렇게 풀어내면서.
오늘을 산다.
05/20/2011.
하늘.
댓글 4
-
물님
2011.06.07 08:24
-
하늘
2011.06.08 11:52
고맙습니다.
물님! ~.~*
곱게 내려주신 마음에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모두가 불재에서의 인연일 테지요.
감사하다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한 고마움...
불재의 가족들께서도 모두 평안하시지요?
모두가 그리움입니다.
물님, 6월도 내내 평안하소서!
...ㅎㅏ늘.
-
구인회
2011.06.08 13:56
아름답게 풀고 성화시켜가시는 님의 실존이 감동입니다 ^^* -
하늘
2011.06.09 12:03
고맙습니다.
씨알(구인회)님! ~.~*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맞아주시고 나눠주시는 그 따뜻한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세 아이를 키우며 버거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철없이 자란 막내둥이의 '철없는 생각'으로...
'내 꿈'
'내 희망' 모두를 빼앗긴 느낌이 들었었지요.
나중에야 알았어요.
세 아이가 내게 꼭 필요한 중심점이라는 것을요.
그분이 엮어가시는 길목에서...
그렇게 인연이 되어 만난 귀한 존재들이지요.
지금은 모두가 감사로 다가옵니다.
모두가...
씨알님, 6월도 내내 행복하시고 평안하소서!
...ㅎㅏ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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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야 시원하고
풀어야 살아납니다.
코도 풀고
목도 풀고
원한도
욕망도 잘 풀어내야
그 답답함이 사라지겠지요.
죽은 자의 한도 풀어내는
살풀이의 한 자락
그대에게서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