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9747
  • Today : 973
  • Yesterday : 1280


2010.09.09 09:13

요새 조회 수:1530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1609
222 낙화 - 이 형기 물님 2012.10.23 1609
221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1611
220 3분간의 호수 - 서동욱 물님 2012.05.23 1613
219 소동파의 시 물님 2021.12.18 1614
218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1621
217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1625
216 이홍섭, 「한계령」 물님 2012.06.21 1625
215 마음의 지도 물님 2012.11.05 1627
214 벼 - 이 성부 [1] 물님 2011.10.03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