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4348
  • Today : 653
  • Yesterday : 1199


걸음마

2012.11.30 06:34

도도 조회 수:4047

걸음마

 

나는 기어간다.

젖 냄새 향기로운

당신을 향하여

나는 섰다가도

기어가는 게 빠르다.

 

당신은 나를 서서

걸어오라 하신다.

나는 양팔을 벌려

균형을 잡고

한두 발 걷다가 쓰러지면

그 자리엔 항상

당신이 계신다.

나의 양팔은 한 순간 넘어지지만

당신의 양팔은 항상 벌려져 있어

잡고 서다가 놓고 서다가

혼자서 걷는 나

비척이다 넘어지는 나

 

황량한 들판으로

세찬 바람 속으로

산꼭대기까지

그 어디라도

 

손뼉치며 안아주시는

부드러운 목소리 들리는

오늘 나는

당신을 향하여

열 발도 넘게 간다

 

20121129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1 눈물 [2] 요새 2010.04.22 4171
120 이슬 [3] 이슬님 2012.01.05 4176
119 입하立夏 [1] 지혜 2013.06.03 4177
118 술이 부는 피리 [1] 지혜 2011.08.27 4186
117 모자 지혜 2013.05.06 4186
116 눈꽃 [1] 요새 2010.03.10 4195
115 풀꽃 앞에서 [1] 지혜 2013.04.02 4209
114 어둠이 집을 지었지만 지혜 2011.10.23 4217
113 순천의 문으로 [1] 지혜 2012.03.10 4217
112 단풍 지혜 2011.11.06 4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