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재의 여름심장 "나무수국"
2010.09.05 16:42
수국(水菊)을 보며 / 이해인
기도가 잘 안 되는
여름 오후 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 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흐르고 잎새마다 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원을 이루어 하나 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내 안에도 오늘은 푸르디 푸른 한 다발의 희망이 피네 수국처럼 둥근 웃음
내 이웃들의 웃음이 꽃무더기로 쏟아지네 꽃이 수북, 범의귀과 키작은 갈잎 떨기나무 "나무수국", 木수국 십년전 황량한 이 땅에 먼저 뿌리 내려 여름이 지칠 때면 가느다란 작은 가지에 꼬마 눈사람만한 꽃송이를 매달고 손흔들던 나무수국
십년의 세월만큼이나 훌쩍 커버린 불재의 나무수국 거센 바람도, 하늘을 뒤흔드는 뇌우도, 세상을 태워버릴 더위도 하늘이 주신 은혜로 받아 거대한 꽃으로 환생하는 그대는 불재의 여름꽃, 불재의 여름심장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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