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1134
  • Today : 1510
  • Yesterday : 966


웅포에서

2010.12.05 19:47

요새 조회 수:1372

         

                                                          이 병 창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마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3 새-천상병 물님 2011.10.31 5729
402 불재 [12] file sahaja 2008.05.22 3766
401 사월의 기도 [8] file 운영자 2008.04.20 3581
400 알마티 가는 길 [1] 물님 2005.12.17 3345
399 키르키스탄 이슼쿨 호수에서 [1] file 송화미 2006.04.23 3186
398 별 헤는 밤 - 윤동주 도도 2020.03.02 3163
397 아프리카로 가는 길 이병창 2005.09.05 3157
396 물님의 당신의 복음서 [1] 운영자 2007.02.07 3112
395 아들에게 이병창 2005.09.05 3095
394 쉼표이고 싶다 운영자 2006.01.09 3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