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7106
  • Today : 880
  • Yesterday : 1296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1576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물님 2015.05.19 1536
212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1537
211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1537
210 낙화 - 이 형기 물님 2012.10.23 1537
209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1540
208 진정한 여행 물님 2017.02.24 1541
207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물님 2016.02.05 1546
206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1549
205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1551
204 마음의 지도 물님 2012.11.05 1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