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6746
  • Today : 975
  • Yesterday : 1043


설 밑 무주시장 / 이중묵

2009.03.03 11:16

이중묵 조회 수:4475

설 밑 무주시장
  이중묵


설 밑 대목장을 사흘 앞둔 무주엔
오일장이 구수한 순대국을 끓이고
사람들은 지난 장날 만나고 또 만나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끓인다.
그제는 영동 가고, 어제는 보은 가던
옛날의 옷장수 아낙에게도
어제는 안성 가고, 그제는 장계 가던
옛날의 소장수 사내에게도
예순 번도 넘게 설을 안겨준 시장.

어쩌다 한번
젊은 사람들이 오가는 무주시장은
벌건 대낮부터 술판에 앉아
술잔 속에 이야기를 따르는 사람들의
술병 수만큼이나 패인 주름을
감춰주려 하지도 않고
할아버지와 순대국밥을 나누어 먹은
손녀의 고사리 손에
같잖은 비닐봉투를 장바구니로 들려주지만
옆에 선 아파트의 높은 벽에
석양빛 불그스름 물들
내일을 기다린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3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운영자 2007.08.19 4138
282 조국을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2] 하늘꽃 2008.02.06 4138
281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1] 운영자 2007.07.19 4139
280 나에게 사명 완수한 시 소개 합니다 [1] 하늘꽃 2008.02.01 4146
279 꽃 한송이 [3] 운영자 2008.11.09 4150
278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4151
277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4156
276 가졌습니다 하늘꽃 2008.01.08 4158
275 연애시집 - 김용택 [2] 물님 2010.10.29 4158
274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4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