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7105
  • Today : 879
  • Yesterday : 1296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2007.07.19 22:29

운영자 조회 수:1790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이병창


오늘 새벽은  새소리보다도 더 빨리
전화벨이 울린다.
이세종 선생님의 수도터를 지키는
심상봉 목사님의 전화


  "반딧불 보러 개천산에 와 봐."
  "불재에도 반딧불이 있는데요.
   저 어젯밤에도 봤어요."


내 목소리는 퉁명스러웠다.
  "또 무슨 뜽금없는 말씀을 하십니까?"


  "항생제 범벅친 사료 먹고 사는 탓인지
   요즘 소똥에서는 반딧불 보기 어려운데
   모아놓은 내 똥에서 아, 글쎄
   지금 반딧불이가 나오고 있어."


똥간에 쭈그리고 앉아
반딧불이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을
심목사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다.


하늘나라 어린이 ,
한 새벽부터 자기 똥 자랑에 여념이 없는
우리 심상봉 목사님!


똥이면 어떠랴,
누구의 똥이라 한들 어떠랴,
한세상 반딧불이 되어
나의 하늘을 밝히면 되는 것을.


2007. 6. 16.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 내 인생의 책 물님 2020.08.05 1121
22 이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 물님 2020.04.29 1121
21 자작나무 file 물님 2020.10.24 1117
20 길을 잃으면 물님 2019.09.30 1112
19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물님 2020.09.09 1108
18 헤르만 헤세 - 무상 물님 2021.03.18 1099
17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도도 2020.10.28 1098
16 도도 2019.12.19 1098
15 가면 갈수록 물님 2020.01.15 1093
14 '나에게 영웅은' 물님 2019.09.30 1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