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3431
  • Today : 1141
  • Yesterday : 1145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388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이중묵 2009.04.06 1391
272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1391
271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1391
270 초 혼(招魂) [1] file 구인회 2010.01.28 1391
269 바닷가에서 요새 2010.07.21 1391
268 풀 - 김수영 [1] 물님 2011.12.11 1391
267 연애시집 - 김용택 [2] 물님 2010.10.29 1393
266 숯덩이가 저 혼자 [2] 요새 2010.02.04 1394
265 나는 눈물을 갖기를 원합니다. [2] 요새 2010.06.19 1394
264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이중묵 2009.02.04 1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