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5945
  • Today : 1015
  • Yesterday : 1451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1553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 마음의 지도 물님 2012.11.05 1535
202 모든 것을 사랑에 걸어라 / Rumi 구인회 2012.10.12 1539
201 새해 다짐 -박노해 물님 2023.01.04 1547
200 안개 속에서 [1] 요새 2010.03.19 1549
199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구인회 2012.10.27 1550
» 山 -함석헌 구인회 2012.10.06 1553
197 눈 / 신경림 구인회 2012.12.24 1558
196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1571
195 Looking for blue bird.... [3] file 이규진 2009.06.26 1575
194 확신 [2] 이상호 2008.08.03 15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