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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7 가이오 형제를 생각하며...



여기 제주도의 가을은 조석으로 제법 쌀쌀함이 피부에 와 닿는 계절이 왔습니다. 제주도로 오기 위해 군산공항으로 가기 전까지 맨발접지 마당에 나있는 풀을 뽑았습니다. 여름 내내 풀이 무성하게 자라도록 내버려두는 곳과 대비되도록 맨땅이 드러나게 가꾸어 놓은 정성이 보기에도 참 좋기 때문입니다. 호미로 풀을 캐어 손으로 골라내는 작업을 할라치면  처서가 지나도 입이 삐뚤어지지 않은 모기들이 앞장서서 살갗에 입을 꽂아댑니다. 그래서 위아래 긴 옷을 입고 하는데 이렇듯 땀흘리는 걸 감수하는 데는 찾아오는 님들이 마당을 맨발로 거닐며 어싱하는 모습이 참으로 흐뭇하게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신즉신전임을 알고 행하는 자는 분명 복있는 사람입니다.


사도 요한이 세번째 쓴 편지에 가이오 형제에 대한 글이 있습니다. 요한은 가이오 형제가 나그네들에게 신실하게 대접했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이나 기뻤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가이오 형제여, 네 영혼이 잘됨같이 네가 범사에 잘 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요한3서1:2) 라고 했던 말씀을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축복의 말씀으로 전해주곤 해왔습니다.


요한3서 편지를 읽은 씨알님은 예배 나눔시간에 삼기교회 시절에 사택에서 점심을 먹었던 추억을 꺼냈습니다. 교회에서 상당히 먼 거리인 두름박재에서 살았던 씨알님은 11시 주일 예배가 끝나면 점심을 먹고와서 어린이주일학교 봉사를 해야하는데 오가는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그래서 김치찌개에다 밥상을 차려서 가족처럼 함께 먹곤 했습니다. 그 때는 고등학생이었으니까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참 고맙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몇주나 했을까요. 권사님들이 교회 봉사자들에게 점심을 해주기로 한 모양입니다. 예배가 끝나고 여느 때처럼 중식 준비를 하려고 부엌에 들어갔습니다. 그랬더니 권사님들이 들어오셔서 사모님은 나가시라고 밀어냈습니다. 눈치채고 얼른 부엌 밖으로 나왔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 권사님들이 허리를 굽혀 사모님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면 젊은 사모는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쑥스럽고 부끄러웠던 기억도 있고, 첫 목회지에서 젊은 30대 전도사의 사모가 무진장 사랑을 받있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사랑의 빚을 몽땅 졌기에 오늘도 평생 갚아도 다 갚지 못할 빚을 갚는 마음으로  기쁘게 살아가려합니다.


사도 요한과 가이오 형제, 그 당시 소식을 전해준 분과 오늘날 그 소식을 듣고 있는 모든 분들께 제주도의 햇살보다 더 고운 불재의 가을빛 편지를 올립니다. 위로부터의 신성한 사랑을 받아 한사람 한사람이 세상을 향한 빛의 통로가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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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알님과 진달래아이들, 그리고 나비그램과의 교감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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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라가는 징검돌 옆길에 핀 보라과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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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나무 덩굴이 땅아래로 내려와 뻗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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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나무는 하늘로도 뻗어나가는 왕성한 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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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나무 빨간 열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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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백당나무 빨간 열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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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장이가 엉겅퀴 비슷하게 가을에 보라빛을 자랑합니다.

위 사진은 불재의 가을 정원을 수놓고 있는 소중한 생명들의 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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