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3656
  • Today : 423
  • Yesterday : 831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3414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3 이별1 도도 2011.08.20 3520
282 어떤바람 [2] 제로포인트 2016.04.04 3516
281 나무학교 물님 2013.11.27 3506
280 당신에게 말 걸기 [1] 물님 2011.09.26 3505
279 멀리 가는 물 [1] 물님 2011.05.24 3504
278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3502
277 초혼 [1] 요새 2010.07.28 3502
276 소동파의 시 물님 2021.12.18 3499
275 경각산 가는 길 file 운영자 2007.09.09 3498
274 무주 겨울 / 이중묵 [2] 이중묵 2009.02.26 3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