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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 내민 하늘 꽃창포

2010.07.06 22:52

구인회 조회 수: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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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이해인
 



차갑게
절제할 줄도 알고
뜨겁게
휘일 줄도 압니다

삶의 지혜를
지식 아닌
사랑에서 배우려고

오늘도 이렇게
두 손 모으며
서 있습니다

파도빛 가슴으로
서늘하게 깨어 있는
기도입니다 


 * 이해인 / 성 베네딕도회 수녀 《민들레의 영토》등 다수


백합목 붓꽃과 여러해살이풀[Iris nertschinskia]
칼날같은 평상심을 가슴에 품은 채
검은 구름 밀어재끼며 얼굴을 불쑥 내미는 하늘
창공에 일필휘지 써내려간 남보랏빛 붓글씨에 놀라
다시 한번 정신을 바짝 차리는 구도자들
무너지며 쏟아지는 눈부신 저 꽃은
짙푸르게 짙푸르게 물들어간 하룻밤 꿈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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