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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 저 꽃 원추리

2010.07.19 22:43

구인회 조회 수: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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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추 리
                               
                                         신동엽
 



톡 톡
두드려 보았다.


숲속에서
자라난 꽃 대가리


맑은 아침
오래도
마셨으리
                              
비단 자락 밑에
살 냄새야,


톡 톡
두드리면
먼 상고(上古)까장 울린다.


춤추던 사람이여
토장국 냄새


이슬 먹은 세월이여
보리타작 소리


톡 톡
투드려 보았다.


삼한(三韓)적
맑은 대가리


산 가시내
사랑,다
보았으리


 

하늘 향기에 노오란 꽃몸을 들어 손짓하는 불재의 원추리
숲 속 그늘 밑 고개 숙인 채 가만이 있는 것을 푹 퍼다가
심어논 들풀이 저렇게 노란꽃으로 환생할 지 몰랐습니다.
예배시간이 끝나면 밥먹으러 가는 게 아니라
먼저 잠시 헤어진 가족을 만나러 가지요
그 꽃 저나무 어찌들 살고 있는지...
나를 알아보는 지 저 꽃은 자꾸 웃어대고
저 나무는 복실이 꼬리처럼 자꾸 손을 흔들어댑니다
여기 불재 땅덩어리를 붙잡고 재미지게 살고 있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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