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오동[臭梧桐] 누리장나무
2011.10.12 15:29
누리장나무 잎사귀에는 낯선 길이 있다
-송수권 봄날 누리장나무 잎사귀에 오면 낯선 길이 하나 있다
누리장나무 잎사귀에 붙어있는 민달팽이 한 마리 누리장나무 잎사귀 뒤에 제 몸 숨길 줄 알고 잎사귀 위에 올라와 젖은 몸 말릴 줄 안다.
붉은 말똥가리 새끼 저 하늘에 떠도는 동안 꽃 피는 그 소리 움찔 놀라고 두 뿔에 감기는 구름
돌들로 감옥을 쌓고 말씀으로 예루살렘이 불타는 정든 유곽의 길을 지나 혁명의 길을 지나
봄날 누리장나무 잎사귀에 오면 내가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낯선 길이 하나 있다
취오동, 마편초과의 갈잎 넓은잎 떨기나무 누리장나무 멀리서 보면 별빛 구슬처럼 아름다운 꽃나무 가까이 다가서면 '햐' 무시무시한 탁 쏘는 누린내! 봄날 어린 순은 따다가 나물로 묻혀 먹고 이 누린내에 무슨 비밀이라도 숨겨 있는지 이 누리장나무는 거풍제습, 관절염, 사지마비, 반신불수 혈압강하, 습진, 피부가려움증 등 질환에 쓰인답니다. 굽이굽이 불재, 계절 건너 고갯길, 초롱초롱 별빛 타오르는 검은 눈망울을 터뜨리고 길 찿는 이들의 눈 맑은 마음을 다독여 줍니다. s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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